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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레이디 가가, 브래들리 쿠퍼, 음악의 힘)

by 건강백서랩 2026. 2. 3.

스타 이즈 본 (레이디 가가, 브래들리 쿠퍼, 음악의 힘)

 

2018년 개봉한 영화 '스타 이즈 본'은 1937년 오리지널 '스타 탄생'의 네 번째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자 레이디 가가의 본격적인 영화 주연 도전작으로, 제75회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출품되었습니다. 같은 스토리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이 작품의 매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타이즈본 속 레이디 가가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양면성

레이디 가가는 이 영화에서 앨리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노래에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외모에는 자신이 없는 무명가수 앨리는 식당 주방에서 일하며 꿈을 키워가는 인물입니다. 레이디 가가라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화려한 스타를 캐스팅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녀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앨리의 재능을 관객에게 직관적으로 납득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레이디 가가의 재능이 가진 양면성입니다. 화장을 벗은 그녀는 평범한 여배우처럼 보이지만, 노래를 부르는 순간 진정한 레이디 가가로 변모합니다. 잭슨이 우연히 찾아간 술집에서 앨리가 라비앙 로즈를 부르는 장면부터 이미 그녀는 스타였습니다. 좀 어색하고 부족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레이디 가가는 그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무대를 장악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노래는 숨길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잭슨의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는 '샬로우' 장면에서 앨리는 첫 소절부터 관객을 압도해버립니다. 세상에 누가 저렇게 노래를 잘하겠습니까. 저런 재능이 있으니 잭슨과의 듀엣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포커페이스, 베드 로맨스, 본 디스 웨이를 부르지 않더라도 그녀의 재능은 여전히 설득력을 지닙니다. 레이디 가가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소름이 끼치는 것은 이 영화 최대의 장점입니다. 그녀는 노래 하나로 앨리의 재능을 완벽하게 납득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완벽함은 역설적으로 영화의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앨리에게 부족함이 거의 없다 보니 중반부에 늘어짐이 발생합니다. 훈련도 별로 필요 없고, 노래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으며, 부족한 것은 경험뿐인 천재 아티스트라는 설정은 위기의 부재라는 헛점을 노출하게 됩니다. 매니저 등의 장애물들이 그리 장애물처럼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앨리에게 부족함을 부여했다면, 성장하는 앨리를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브래들리 쿠퍼의 처절한 몰락과 연출력

브래들리 쿠퍼는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완벽에 가까운 절제를 해냅니다. 주연 배우가 연출을 겸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과잉입니다. 하지만 브래들리 쿠퍼는 자신보다도 레이디 가가를 드러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부분의 편집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으며, 영화 전반에 걸쳐 그의 연출력이 빛을 발합니다.

배우로서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잭슨 메인은 컨트리 음악 스타 가수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위태롭게 보입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술을 마시며 이명 증상을 앓고, 누군가가 붙잡아주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휘청거리는 모습을 절묘하게 표현해냅니다.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된 중독자의 처참한 모습을 현실감 있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리얼리즘의 향기가 풍기는 것은 바로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 때문입니다.

잭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무너지는 모습을 연기합니다. 그는 언제나 무언가에 취해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손에서 술을 내려놓지 않을 때는 음악에,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앨리에게 취해 있었습니다. 중반부터 잭슨은 앨리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앨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잭슨의 상실감과 무력함이 더욱 강조되는 장점이 생깁니다.

가장 처절한 장면은 그래미 시상식입니다. 잭슨은 추모 공연에 초대되지만 그 공연마저도 새파란 애송이에게 빼앗깁니다. 한물간 뮤지션들이 그렇듯 잭슨이 그래미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더 나이를 먹고 공로상 정도를 노리는 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아내인 앨리가 화려하게 빛나는 그곳에서 남편으로서 역할을 하려던 욕심이 치명적인 실수로 번지고 잭슨은 비참하게 무너집니다. 앨리가 그래미 신인상을 수상하는 바로 그 순간, 무대 위로 올라와 추태를 보이고 오줌을 싸고 기절하는 모습은 너무나 비참했습니다. 아내의 그래미를 망쳤고 스스로는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허무했을 것입니다.

각본이 가혹할 정도로 비극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잭슨은 이 정도로 비참하게 무너져야만 했을까요. 알코올 의존도를 이겨내려 노력한 잭슨이 죽음을 선택한 것, 아내의 공연장으로 향하지 못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내 패배하는 잭슨의 모습이 참으로 아쉽게 그려집니다. 어린 시절에는 목을 매도 운이 좋아 살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음악의 힘과 영화의 성취

이 영화의 진정한 성취는 음악에 있습니다. 같은 스토리가 네 번이나 리메이크된 이유, 같은 이야기고 같은 진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동을 받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음악의 힘입니다.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사랑 노래처럼 '스타 탄생'은 다시 봐도 괜찮은 클래식한 매력이 있습니다.

음악은 그 무엇보다도 쉬운 설명입니다. 스타의 재능이라는 것은 추상적이지만 노래는 직관적으로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디 가가의 곡 해석 능력과 가창력이 완벽해서 듣는 내내 오싹오싹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 영화는 보는 것만큼 귀로 들어야 하는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음악이 훌륭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앨리가 자신을 '미세스 메인'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은 무척 감동적입니다. 미국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면이라고 합니다. 우리와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무슨 뜻인지는 이해가 됩니다. 앨리가 혼자 서서 부르던 노래는 정말 오랫동안 먹먹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찬란한 시작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애달픈 마지막이었던 그 노래가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슬프고도 아름다웠습니다.

잭슨의 죽음을 그린 후 감정의 절제를 통해 보여주는 영화 자체의 연출은 좋았고 마지막 장면의 임팩트는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앨리가 자신을 미세스 메인이라 소개하는 그 장면이 무척 감동적인 것은 앨리의 노래 때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정점은 음악입니다.

역대 '스타 탄생'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1954년 주디 갈란드 버전이 17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으로 역대 최고의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디 갈란드는 그야말로 엄청난 천재였고,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여자였습니다. 지금 봐도 물론 질리긴 하지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2018년 '스타 이즈 본'은 미국에서 역대 스타 탄생 중에서 두 번째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타 이즈 본'은 진부한 스토리와 후반부의 무너지는 전개라는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감하기 어려운 잭슨의 자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더 두 사람의 드라마에 집중했어야 했고, 잭슨의 흔들림과 공포를 조금 더 묘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또 한 번 훌륭한 뮤지컬 영화를 만든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진지한 멜로를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화려한 스타의 삶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독과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레이디 가가의 노래 때문에라도 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되도록 음향이 좋은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T_gcB3fIZ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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